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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쿡🇰🇷/일상

[연극 후기] 셰익스피어 '리차드3세', 예술의 전당 연극 관람 후기

by 다비니 202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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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3세, 셰익스피어와 황정민 배우의 멋진 조합

2022년 2월 2일(수) 오후, 연극 리차드3세를 보러 예술의 전당에 방문했다. 내 중고등학교 시절 최애작가인 셰익스피어와 천만배우 황정민님의 조합이라면 무조건 믿고 봐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민없이 티켓을 질러버렸다

 

연극 소개

“15세기 영국, 뛰어난 권모술수와 유머, 총명한 식견을 지닌 왕족으로 태어났지만 못생긴 곱추라는 이유로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요크가의 셋째 아들 글로체스터. 결핍과 콤플렉스 속에서 성장한 그의 비틀린 욕망은 점점 커지고 빼앗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탐하기 시작하는데...”

- 출처 네이버 ‘리차드3세’

연극 예매 계기

참고로 캐나다에서는 고등학교 4년동안 영어시간에 셰익스피어를 배운다. 9학년 때는 로미오와 줄리엣, 10학년 맥베스, 11학년 오델로, 12학년 리어왕을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청소년기에 내게 셰익스피어는 영문학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1월 어느날, 택시에서 밖을 내다보며 ‘코로나로 문화생활도 안하고 지낸지 도대체 몇년이나 된거지…’ 생각하고 있는데 우연히 보게된 리차드3세 연극 홍보 포스터. 셰익스피어 작품 + 황정민 배우가 주연이라니! 코로나라서 웬만하면 집에 있겠지만 이 작품은 꼭 보러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이야기 해봤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설 연휴에 혼자 보러가기로 했다.

고마워, 자유다! 난 전혀 슬프지 않았다(?!) 남자친구는 나중에 황정민 배우가 나오는 걸 알고 ‘왜 미리 말 안했냐’며 귀여운 투정을 부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후훗. 그 때는 이미 공연이 매진되었기 때문이다.

설 연휴 기간에 티켓을 알아보니 벌써 1월 31일(월), 2월 1일(화) 공연은 매진이었다. 그런데 2월 2일(수) 티켓은 신기하게도 3층에 딱 한자리가 남아 있었다. 아니, 이건 나를 위한 자리가 아닌가? 온라인으로 4만원을 결제했다. 이로써 수요일 공연도 매진!

 

연극 당일

지하철을 타고 남부터미널역에서 내려서 예술의 전당으로 걸어갔다. 약 도보 10분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날이 따듯해서 그럭저럭 걸을만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예술의 전당 안에 있는 테라로사 카페에서 여유를 즐겨보려고 했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 앉을 자리도 없어서 놀랐다. 연휴다 보니 연극보러 오신 분들이 많은 듯 했다.

결국 카페는 포기하고 자리에 일찍 앉기로 했다. 리차드3세는 CJ토월극장에서 하기 때문에 쭈욱~ 들어가야 했다. 온라인에서 예매한 티켓을 매표소에서 바꾸고 입구로 가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게 보였다. ‘뭐지?’하고 보니 리차드3세 포토존이었다. 혼자 긴 줄을 기다리기도 귀찮고 예쁘게 여러장 찍어주는 사람도 없으니 쓸쓸하지만 쿨하게(?) 포토존은 지나치기로 했다. 다른 분들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그렇게 3층으로 올라가서 QR코드 찍고 손소독 하고 열도 재고 난 다음 입장 완료! 극장으로 입장한 다음에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없다.

 

솔직 후기

좌석의 경우, 3층이라서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이나 몸짓을 보기 어려웠던 점이 아쉬웠다. 오페라 안경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도 꽤 많이 보였는데 나는 왜 챙기지 않은걸까… 다음부터는 꼭 챙겨가야지.

 

사전 지식이 없어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리차드3세에 대해 간단히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역사/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리차드3세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무위키만 읽어도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말을 다오, 말을 다오. 말을 가져오면 내 왕국을 주리라."
- 리차드3세

 

11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고 잘 봤다. 그리고 감히 평가하자면 황정민 배우의 연기는 대단했다. 모두에게 외면 당하는 곱추 리차드3세의 쓸쓸함, 열등감과 광기를 정말 잘 살렸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리차드3세,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그 자신. 그의 증오와 분노는 왕위에 오르고자 하는 욕망과 함께 뒤섞여 형, 조카, 사촌 등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비극을 초래한다. 엔딩 부분에서 “말을 다오, 말을 다오. 말을 가져오면 내 왕국을 주리라”고 외치는 혼자 남은 리차드3세의 모습은 정말 처절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게 그는 마지막까지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왜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했을까? 그가 좇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가 장애가 없었다면 이런 비극은 생기지 않았을까? 21세기인 지금, 우리의 리차드3세에 대한 시각은 바뀐 점이 있을까? 차별, 결핍, 열등감, 권력, 욕망 등 여러 생각에 잠기게 하는 여운 깊은 작품이었다.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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