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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쿡🇰🇷/일상

[이명 일지] 10편: 강남 세브란스병원에서 이명 치료 연구 참여, 경두개자기자극(TMS) 10일간 치료 경과

by 다비니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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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이명 일지를 쓴다. 이번 10편에서는 2022년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약 2주간 강남 세브란스 대학병원에서 받은 이명 치료 경두개자기자극(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에 대한 후기를 작성할 예정이다.

 

참고: [이명 일지] 시리즈

지난 9편 "1년 반 전 시작된 이명으로 대학병원 처방약 복용 한 달째, 이명 치료 두 달째 근황"에서는 이명과 관련된 근황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https://krcaus.tistory.com/128

 

[이명 일지] 9편: 1년 반 전 시작된 이명으로 대학병원 처방약 복용 한 달째, 이명 치료 두 달째 근

9편에서는 근황을 비롯해 그냥 끄적여 내려가고 싶은 내용을 기록하려고 한다. 지난 8편에서는 MRI 촬영 후 3차 병원인 강남 세브란스 병원을 내원하고 약을 처방받은 내용에 대해 작성했다. https:

krcaus.tistory.com

 

이명 일지 1편 "난청과 24시간 멈추지 않는 이명,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부터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1편 링크를 참고해 주시길 바란다. 각 포스팅 하단마다 다음 편 링크가 있어서 시리즈로 읽을 수 있다.

https://krcaus.tistory.com/44

 

[이명 일지] 1편: 난청과 24시간 멈추지 않는 이명,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최근 날 끊임없이 괴롭히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24시간 양쪽 귀에서 멈추지 않는 이명과 그의 원인인 난청이다. 아직 나이도 어린데 난청과 이명이라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사실 나도

krcaus.tistory.com

 

이명 치료 배경

필자는 365일 24시간 양쪽 귀에서 이명 소리가 들린다. 이명 초기에는 한쪽 귀에서 시작됐고 삐 소리가 계속되지 않았지만 점점 증상이 악화되어 양쪽 귀에서 들리더니 이제는 매일 이명과 함께 살고 있다.

 

동네 병원부터 시작해 여러 병원을 거치며 강남 세브란스병원까지 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이명의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2022년 3월 말 강남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해 두달 치 처방받은 약도 아쉽게도 큰 효과가 없었다.

 

때는 약 2022년 5월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약물치료를 비롯해 다양한 시도에도 별다른 호전이 없었기에 더 이상 약물 복용은 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다음 예약은 교수님이 너무 바쁘셔서 2~3년 후에나 가능한데, 교수님이 진행하실 이명 관련 연구에 참여하여 이명 치료 경두개자기자극(TMS)을 받아 볼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셨다. 연구라는 단어를 들으니 왠지 모를 두려움과 거부감이 들어서 자세히 여쭤봤더니 청력검사와 설문 조사만 하면 된다고 하셨다. 따로 시술/수술을 받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것도 아니었고, 돈을 내는 것도 아니었고, 경두개자기자극(TMS)은 이미 잘 알려진 이명 치료 방법 중 하나였기 때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경두개자기자극(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이란?

경두개자기자극(TMS)은 전극을 통해 자기장을 발생시킨 후 대뇌피질을 국소적으로 자극하는 비수술적 요법이다. 두피 표면에 전극을 부착시킨 후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면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해 뇌신경 세포를 활성화시키게 되는데, 자기장은 피부와 두개골에 쉽게 침투 가능해서 피질까지 도달해 흥분성을 조절할 수 있다. ​

이명 치료 TMS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운동기능 개선과 인지장애 개선을 목적으로 더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기술이다. 두통, 알츠하이머병 치매환자의 인지 기능 개선, 파킨슨병을 비롯한 운동능력의 개선, 뇌졸중 재활치료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AMA) 학술지에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10일간 매일 35분 동안 이명 치료 TMS를 받아서 이명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경우, 임상시험이 끝난 후 6개월이 지나고 나서도 이명 완화 효과가 지속되었다고 한다.

TMS는 약물 사용 없이 미세한 자기장 변화만으로 뇌신경 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어 부작용 우려가 적다. 그뿐만 아니라 반복 시술 시에도 안정성이 유지되고 별도의 마취 과정이 필요 없어 미성년자가 고령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통증이 없고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TMS는 자기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없어 더욱 안전하다.

 

첫 번째 치료(6월 27일 월)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교수님 연구에 참여하게 되어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2주간 총 10번의 경두개자기자극(TMS) 치료를 매일 받게 되었다. 이제는 시간이 지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간호사님의 설명으로는 '이명이 원인 미상이고, 엄청나게 심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애매한 정도, 그리고 노화로 인한 난청 등의 원인이 없는 젊은 나이인 점 등을 고려'해서 연구 대상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원래 경두개자기자극(TMS) 치료비는 꽤 가격이 있는데 치료비를 내지 않고 2주간 10번을 연속으로 받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치료를 받는 첫날에는 여러 가지 청력검사를 받고 이명 관련 설문지를 작성해야 한다. 참고로 청력검사와 관련된 비용은 모두 자비로 냈다.

이후 2주간 평일에 하루도 빠짐없이 세브란스 병원에 와서 10번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를 다 받고 난 시점으로부터 한 달 후에는 청력검사와 설문지를 작성하는 등 경과를 알기 위해 팔로우업을 해야 한다. 설문지 내용은 이 포스팅 맨 아래에 첨부하였다.

 

두 번째 치료(6월 28일 화)

오늘도 이명 치료를 받으러 강남 세브란스행. 전날처럼 날도 흐리고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경두개자기자극(TMS) 기계는 이렇게 생겼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의사선생님이 두피 표면에 전극을 부착시켜 주신다. 기계가 작동하면 탁탁거리면서 두피를 계속해서 친다. 기계랑 머리가 너무 떨어져서 느낌이 나지 않아도 안되고, 너무 가까워서 아프면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왼다. 이후 약 20분 동안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 간단한 치료 방법이다. 주의할 점은 스마트폰 등은 멀리해야 한다.

첫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치료를 받는 동안 진료실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치료가 끝나면 기계에서 띠리링 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그러면 일어나서 나온 뒤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향하면 된다.

 

세 번째 치료(6월 29일 수)

오늘도 강남세브란스 병원행. 집이 다행히 가까워서 오가는데 그렇게 번거롭진 않았다. 오늘도 20분을 앉아서 경두개자기자극(TMS)을 받고 집에 갔다.

 

네 번째 치료(6월 30일 목)

따로 사진은 찍지 않은 날이다. 오늘도 20분 의자에 앉아 멍 때리며 치료받고 왔다. TMI 지만 세브란스병원 사거리에 요플레 파는 아주머님이 계셔서 이날 이후로 집에 오는 길에 매일 음료수를 사 오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 치료(7월 1일 금)

지난 며칠간 비만 내려서 세브란스 가는데 우중충했는데 오랜만에 화창한 날이다. 오늘도 20분 의자에 앉아 치료를 받았다.

 

여섯 번째 치료(7월 5일 화)

원래 7월 4일에 여섯 번째 치료를 받았어야 했지만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사전에 전화를 드리고 내원하기 어렵다고 설명드렸다. 오늘도 20분 의자에 앉아 치료를 받았다.

 

일곱 번째 치료(7월 6일 수)

오늘도 시간에 맞춰 내원한 뒤 20분 의자에 앉아 치료를 받았다.

 

여덟 번째 치료(7월 7일 목)

다음 날도 세브란스병원행. 벌써 여덟 번째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이명이 크게 나아지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홉 번째 치료(7월 8일 금)

벌써(?) 또는 드디어(?) 아홉 번째 치료를 받았다. 오늘은 해도 나고 날이 그래도 좀 괜찮은 편이다.

 

열 번째 치료(7월 11일 월)

열 번째 치료를 받는 날이다. 이명이 호전되길 바라며 마지막까지 치료를 열심히 받았다. 물론 그냥 20분 동안 앉아있으면 되는 거지만. 오늘부터 약 한 달 후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팔로우업(8월 10일 수)

오랜만에 다시 세브란스를 방문했다. 이비인후과 앞에 있는 접수/도착 확인 키오스크에서 접수를 했다.

오늘은 이비인후과에 사람이 많이 없는 편이다. 가끔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도 없이 붐빌 때도 있다.

아래 사진은 치료를 받는 첫날 작성했던 이명(귀울림) 평가 설문지다. 최근 1개월간 이명의 정도에 관한 질문으로, 가장 적절한 답변을 하면 된다.

아래는 한국판 BeCK 우울척도로, 질문부터가 어둡다. 참고로 9번이랑 10번이랑 질문이 동일하다.

마지막 장까지 답변을 하고 나면 선생님께서 환자가 답변한 것을 토대로 점수를 내주신다.

 

치료 결과 및 문진 내용

경과를 최대한 정확히 알기 위해 이명 치료를 받는 기간과 받고 나서 약 한 달 동안은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는 카페인, 술 등은 가능한 멀리하였다.

교수님께서는 설문조사는 간이검사라 부정확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빨리 정보를 비교할 수 있어서 해보셨다고 하셨다. 필자의 경우는 첫 번째 치료를 받기 전 설문 조사 점수가 56점 정도 나왔는데, 치료를 받고 난 한 달 뒤에는 46점 정도 나와서 약 10점 정도 차이가 나왔다. 설문 조사 결과가 절반 이하로 점수가 낮아지거나 20~30점 이상 차이가 나면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평가를 한다고 하셨다. 10점 정도의 차이는 많이 줄어든 결과가 아니라서 효과가 아예 없다고 하기에도 어렵지만 효과가 있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고 하셨다. 그러나 환자 본인이 생각할 때 치료를 받고 나서 느낌이 좋다고 하면 효과가 있다고 보고 6개월이나 1년 후에 다시 치료를 받아 보라고 말씀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느끼면 더 이상 안 해도 된다고 말씀 주셨다. 그래서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어떠냐고 물어보셨다.

"물리적으로 소리가 작아졌다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확실히 신경을 덜 쓰게 됐다. 특히 밤에 소리가 가장 잘 들려서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밤에 신경이 덜 쓰이는 걸 보면 괜찮아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확실히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 덜 해진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다.

따라서 교수님과 상의 결과, 약 6개월에서 1년 후에 예약을 다시 하고 치료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우연한 기회에 좋은 연구에 참여할 수 있었고, 그동안 받아보지 않은 다른 이명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매번 뵐 때마다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히 설명해 주시고 편안하게 해주시는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이었다.

약물치료로 효과를 별로 보지 못했거나 이명으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 중 부작용 없이 증상 개선에 도움을 받고 싶다면 이명 치료 TMS에 대해 더 알아보셔도 좋을 것 같다.

다음 11편에서는 근황 등에 대한 내용을 작성할 예정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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